스타링크는 통신망인가 전략자산인가: 민간망이 공공 인프라가 될 때의 파장
국경선 위를 흐르는 보이지 않는 도로 깊은 산 속이나 망망대해 한가운데서 스마트폰을 켰을 때, 안테나가 가득 찬 화면을 보는 것은 과거에는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지상의 통신망은 언제나 구리선과 광케이블이라는 '줄'에 묶여 있었고, 그 줄은 국가라는 경계선 안에서만 허락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 머리 위 550km 상공에서는 수천 개의 인공위성이 그물망처럼 얽혀 지구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와이파이 존으로 덮고 있습니다. 스타링크를 단순히 '오지에서도 잘 터지는 인터넷'으로만 정의하는 것은 이 거대한 시스템의 본질을 절반만 보는 것과 같습니다. 스타링크는 이제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한 국가의 생사존망을 결정짓거나 국제 관계의 역학을 뒤흔드는 '전략 자산(Strategic Asset)' 의 지위로 올라섰습니다. 민간 기업이 만든 서비스가 공공의 생명선인 인프라가 되었을 때, 우리가 직면하게 된 낯설고도 거대한 파장을 들여다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