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Circle)의 전략은 무엇을 향하는가? 디지털 달러와 제도권 입성의 열쇠

서클(Circle)의 글로벌 전략과 법적 정체성: 디지털 달러를 설계하는 기업


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하는 서클(Circle)은 단순한 블록체인 기업을 넘어, 제도권 금융과 암호화폐 시장을 연결하는 다리로서 점점 더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서클이 어떤 방식으로 글로벌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그 법적 정체성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그리고 디지털 달러(CBDC)와의 관계 속에서 어떤 비전을 품고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서클은 왜 단독 운영체계를 선언했을까요? IPO 추진과 CBDC 시대를 준비하는 서클의 글로벌 전략을 분석한 "월드 와이드 레벨업" 블로그 글의 썸네일 이미지 입니다.


센터 해산과 서클의 단독 운영 체계 전환


USDC는 원래 2018년, 서클과 코인베이스(Coinbase)가 함께 설립한 센터(Centre) 컨소시엄을 통해 탄생했습니다. 센터는 비영리 협력체 구조로, USDC의 발행 기준과 검증 시스템을 공동으로 관리하던 플랫폼이었습니다.


그러나 2023년 8월, 서클은 센터 컨소시엄을 공식 해산하고 USDC의 발행과 관리 체계를 완전히 단독으로 운영하게 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서클은 이 전환이 "효율성과 책임성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미국 내 규제 환경과 글로벌 확장을 고려할 때 신속하고 일관된 운영 체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USDC가 점점 더 제도권 금융과 가까워지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로 볼 수 있습니다. 코인베이스는 이후에도 주요 파트너로 남아 있지만, 이제 발행 주체는 명확하게 서클 단독이 된 것입니다.




월스트리트 입성을 꿈꾸다: IPO 추진 배경


서클은 2021년부터 이미 미국 증시 상장(IPO)을 목표로 기업 구조를 정비해 왔습니다. IPO란 'Initial Public Offering'의 약자로, 민간 기업이 처음으로 주식을 공개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판매함으로써 공개 기업(public company)이 되는 절차입니다. 이는 단순히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가 아니라, 그 기업의 정보가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되고, 보다 엄격한 규제 아래 운영되기 시작한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처음 서클은 SPAC(기업인수목적회사) 방식을 통해 빠르게 상장을 추진했지만, 2022년과 2023년 초반까지 이어진 시장의 변동성과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계획이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2023년 말, 서클은 다시 한 번 직상장(Direct Listing) 방식을 선택해 나스닥(NASDAQ) 입성을 타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직상장은 IPO와 달리 별도의 투자자 유치 절차 없이 기존 주식을 바로 시장에 등록하는 방식으로, 기업이 자신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상장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더 공격적이고 신중한 방식이라 평가됩니다.


공개 기업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마치 '나 혼자만의 회사'에서 '모두가 지켜보는 투명한 회사'로 전환되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개인 식당이 동네에서만 운영되다가, 이제 전국 체인으로 프랜차이즈화되며 매출, 원가, 영업 전략을 모두 공개하고 책임을 지는 구조로 바뀌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만큼 신뢰를 기반으로 더 큰 무대로 진출하겠다는 선언인 것이죠.


서클은 IPO를 통해 단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업을 넘어, 자신들의 사업 모델을 '글로벌 디지털 금융 인프라 제공자'로 진화시키고자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아이언맨이 수트를 업그레이드하는 정도가 아니라, 토니 스타크가 아예 자비스와 함께 세계를 관리하는 차세대 인공지능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도약입니다.


즉, 암호화폐의 한 종류를 발행하는 기술회사에서, 국가와 기관들이 사용하는 디지털 금융망을 설계하고 운용하는 '민간의 디지털 결제 플랫폼'으로의 변화인 셈입니다. 서클은 이 전략을 통해 단지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글로벌 금융의 새로운 질서를 설계하는 주체가 되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습니다.




SEC, 재무부와의 긴장과 협력: 미국 규제의 최전선


서클은 미국 내 여러 규제 기관들과 지속적인 접촉을 유지해왔으며, 특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는 긴장과 협력이 혼재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2023년 중반, SEC는 몇몇 스테이블코인이 '증권'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이 시장을 더 정밀하게 규제하겠다는 방향을 시사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클은 즉각 반응하며, USDC는 투자 수단이 아니라 디지털 결제 인프라로 설계된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즉, USDC는 채권이나 주식처럼 이익을 약속하는 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증권'으로 분류되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서클은 미국 재무부, 통화감독청(OCC), 연방준비제도(Fed) 등과도 활발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달러(CBDC)와 관련된 조사 연구 및 정책 포럼에 참여하면서, 민간과 정부 간의 협력 가능성을 넓히고자 노력해왔습니다. 2024년에는 미국 의회에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 초안에 대한 공식 의견서를 제출하여, 제도 정비 과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러한 행보는 단순히 규제를 피하려는 시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서클은 자신들이 제도권 내에서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작동하는 디지털 화폐 기업임을 입증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법률과 정책 프레임워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자율주행 자동차 회사가 교통법규를 회피하려 하기보다는, 도로교통법 개정 논의에 참여해 미래 교통 질서를 함께 만드는 것과 같은 자세입니다. 서클은 이처럼 '법 밖의 기업'이 아닌, '법과 함께 진화하는 기업'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점점 공고히 해나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달러(CBDC)와의 관계성: 경쟁인가 협력인가?


많은 사람들이 USDC와 디지털 달러(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가 경쟁 관계에 있다고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서클은 이를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서클은 자사의 USDC가 CBDC가 본격화되기 전까지의 과도기적 대안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중앙은행이 운영하는 디지털 통화와는 다르게 민간의 유연성과 혁신을 살린 디지털 결제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해왔습니다.


CBDC는 정부 주도로 설계되기 때문에 속도나 접근성, 기술 도입 속도에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서클은 이미 다수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빠르고 효율적인 결제 인프라를 구축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 서클과 중앙은행은 경쟁보다는 기능적 역할 분담을 통해 공존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서클은 미국 외에도 유럽중앙은행(ECB), 싱가포르통화청(MAS), 일본은행(BoJ) 등과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글로벌 디지털 결제 인프라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중입니다.




신뢰, 규제, 확장의 삼각 전략


서클은 USDC를 단순한 코인 발행 수단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들의 전략은 세 가지 축, 즉 규제 대응력, 신뢰 기반의 투명성, 글로벌 확장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디지털 달러 시대를 준비하는 민간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잘 보여줍니다.


센터 컨소시엄 해산, IPO 추진, SEC와의 협상, 디지털 달러와의 관계 설정 등은 모두 단일 사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클이 설계하고 있는 새로운 금융 인프라의 일환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USDC를 실제 투자자 입장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다룹니다. 코인베이스 언(Coinbase Earn), 아아베(Aave), 컴파운드(Compound)와 같은 대표적인 예치 플랫폼들을 소개하고, 그 안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률과 발생 가능한 리스크, 그리고 법적 보호 여부에 따른 차이점도 구체적으로 비교해보겠습니다. 


또한 디파이(DeFi)와 시파이(CeFi, Centralized Finance, 중앙화 금융) 간의 실사용 차이를 살펴보고, 한국인 투자자의 관점에서 USDT와 USDC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현실적인 인사이트도 함께 정리해드릴 예정입니다. 실전 중심의 디지털 자산 운용 전략이 궁금하셨다면, 다음 편도 꼭 함께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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